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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난 불효자다
이름: 죽화 * http://www.solneum.net


등록일: 2021-09-05 18:56
조회수: 248 / 추천수: 52


jeju_478k.jpg (129.3 KB)
난 불효자다

제주 형제섬의 여명

난 불효자다.

곰탕 포장해서 사들고 난 엄마 집으로 향한다.

이젠 나이 들어 제대로 거동하기도 힘들어 하는 늙으신 엄마를 보면서
만감이 교체하고 뵐 때마다 마음도 메인다.

낳아주시고 길려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대해서는 다 갚지 못 한다는 것은  알면서도
한때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의  지나간 이야기를 할려고 한다.

나는 4형제 중 둘째로 오랫동안 엄마와 갈등했다.
더 많이 희생하고 수고한 자식보다는 모조건 장남밖에 모르는 엄마가 싫었고,
옆에서 모시는 자식의 수고는 외면하고  명절에 찾아와서 돈 몇 푼 주는 자식에게
흔들려 편애하고 편협한 엄마를 보면서 속상해 했다.
무엇보다도 무슨 미운털이 박혔는지 유독 집사람에 대한 구박하고 차별하고  또  이유같이 않는 이유로 매몰차게 대하고
숨이 턱 막히는 억지소리로 가슴에 못 박는 엄마를 보고 견딜 수가 없었다.
(물론 자식으로 알지못하는 또 다른면이 있을것이라고 생각은 한다.)

지금 나도 나이 들어 자식을 놓고 늙어간다

열손가락 중에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고,
약하고 못난 자식에게 더 마음이 가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는 말을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지만
그러나 난 지금도 그때 일들을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2살 터울로 난 자식들이 줄줄이 고등학교, 대학교 가게 되니
한꺼번에 대학생이 2-3명 생길 판이다.
그때 난 동생들을 위해서 대학을 포기하며 생업에 뛰어들었는데
하지만 공평하지 못하고 편협한 엄마의 처신을 그땐 정말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욱하는 내 성격으로 많은 상처도 주었고 나도 많은 상처를 받았다

형은 가정을 꾸미고  5년 정도 지나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10여년 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금 생각하면 자식을 먼저 보내야했기에 그렇게 더 많은 사랑을  쏟은 것 같아 잘했다 싶다.)
20여년 전쯤 막내 동생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밑에 동생은 삼성전자, 삼성물산에 근무하다가 지금 서울에 산다.

나는 결혼 한지 1년도 않되 상처를 주고  받으며 분가했다.
그리고 부모 덕에 대학까지 공부하고 재산 물려받은 자식들이 책임지라 하고
난  정말 오랫동안 자식으로  기본적인 것 조차 등한시하며 담을 쌓고 살았다.

그런데 형은 세상을 떠났고 동생 한명은 미국으로 이민가고 또 한명은  멀리 서울에 있다


세월은 흐리고  돌고 돌아 다시 10여년 전부터 내 앞에 엄마가 홀로 서 계신다
그리고  나이 들어 거동도 불편하고  병들어 병원출입도 잦으시다

난  내 힘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자식들 낳고   대학 보내고 시집보냈다.
부자는 아니지만 큰 욕심없기에 건강외에  나와 집사람의 미래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로서 볼 때
아직도 자식들에게 도와야할 부분도 보이고, 손주들의 미래도 걱정해야하고, 늙으신 부모도 보살펴야하기에  지금의  내짐이 가볍지 않다.
    
난 지금 엄마를 보살피고 있다.
명절엔  자식들 사위들 손주들을  데리고 가서 인사도 시키고
모시고 나와서 식사도 대접하고, 규칙적으로 병원에도 모시고 다니고, 집안에 잡다한 일도
챙긴다.

하지만 습관인지 간혹 애매하고 억울한 소리를 하신다.
그러나 이젠 담을 쌓을 수 없다.
엄마는 너무 늙으셨고 다른 자식들은 다 멀리 떠나고 가까이는 내뿐이다.
    
작년 코로나가 발생하고  5월 어느날 1900만원을 내어 놓으면서
당신이 죽으면 장례비에 보태라고 한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래도 믿을 만한 자식이 너뿐이라 너에게  맡긴다며 내 놓으신다.

작년부터 훌쩍 약해지셨다.
자주 찾아주기를 기대하시고 이젠 소소한 것까지 의지 하려고 하신다.
절대로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겠다던 꼿꼿한 분이였는데
세월은 이길 수 없어 많이 약해지셨다.
상처를 주고 받았지만  차라리 꼿꼿했던 그때가 좋았다 생각들 만큼 늙으셨다

오늘도 전화를 몇 통화나  했다.
정신이 오락가락 하신다.
동생들에게  엄마 근황을 전하고  전화 자주 넣으라고 하면서 눈물을 쏟았다.
  
인생은 이렇게 흘러가나 싶어 가슴이 먹먹하다.  

                                   2021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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